나의 교회 나의 사랑
지난 40년간 함께 했던 동부산교회를 떠나기 전 마지막 글을 적다보니 참 많은 생각이 떠오릅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철부지 어린 아이가 자라 한 가정의 가장이 되었고,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목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성도님들의 얼굴을 볼 때면 철부지 어린 아이로 돌아가곤 합니다. 많은 사랑을 받았고 갚을 수 없는 은혜를 이곳에서 누렸습니다.
지금은 하나님 품 안에서 안식을 누리고 계실 우리 (고)권용진 장로님과 함께 뛰어 놀 던 때가 기억납니다. 아무 걱정 없던 그 시절 교회는 저에게 집과도 같은 곳이었습니다. 교회 가는 것이 즐거웠고, 교회 안에서 누리는 모든 시간이 가장 행복했습니다. 많은 성도님들이 저를 아버지처럼, 어머니처럼 아껴주셨습니다. 제 신앙의 바탕에는 언제나 동부산교회가 함께 했습니다.
매 주일 성도님들과 함께 식탁의 교제를 나누었던 기억, 교회 성도님 중 복싱 챔피언이 나와 함께 잔치를 열었던 기억, 교회 건축을 위해 파랑새 유치원에서 예배를 드렸던 기억, 어머니를 찾아 새벽기도를 뛰어왔던 기억, 예수님의 탄생을 기뻐하며 새벽송을 돌았던 기억, 여러 성경학교와 수련회 그리고 찬주화를 했던 기억, 결혼을 하고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드렸던 첫 예배, 목사가 되어 처음으로 선포한 강복선언, 하원이, 하율이와 함께한 첫 예배, 저에게 무엇 하나 소중하지 않은 기억이 없습니다.
이제 그 기억들을 소중히 간직하고 새로운 시작을 위해 떠나려 합니다. 어딜 가든 동부산교회는 ‘나의 교회이며 나의 사랑’입니다. 헤어짐이란 언제나 서글프고, 아쉬움이 남지만 또 다른 만남과 시작이 있음에 기쁘게 발걸음을 옮기겠습니다. 하나님이 너무나도 사랑하시는 우리 동부산교회 성도님들, 그동안 주신 은혜와 사랑에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예그리나 청년들 그리고 빛과소금 찬양팀과 함께 한 7년의 시간은 저에게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시간이었습니다. 청년들과 빛과소금 찬양팀의 앞날을 하나님이 선하게 인도하시길 멀리서나마 기도하겠습니다.
동부산교회 성도님들 정말 많이 사랑합니다. 다시 만날 그 날까지 부디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참 평안을 누리며, 영육 간에 강건하시길 축복합니다.
동부산교회 우재섭 목사 가정 드림